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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하의 K-코스메틱 칼럼] "글리세린이라고 다 같은 글리세린이 아니다"|화장품 전성분의 진실과 원료 등급의 함정

마노마니화장품클럽 2025. 5. 3.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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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천연화장품 전문가이자 K-코스메틱 연구개발자 최윤하입니다.

오늘은 소비자들이 자주 오해하는 화장품 '전성분'에 대한 이야기로 칼럼을 시작해보려 합니다. 성분이 투명하게 공개된 제품은 왠지 믿음이 가고, 피부에도 더 안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요. 하지만 과연 우리가 알고 있는 전성분 표시만으로 그 제품의 품질과 효능을 정확히 알 수 있을까요?

정답은 '그렇지 않다'입니다. 오늘은 전성분 뒤에 숨겨진 진짜 이야기, 그리고 같은 성분명이라도 '어떤 원료'를 사용했느냐에 따라 피부에 미치는 영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K-뷰티 전문가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깊이 있게 풀어보겠습니다.

  1. 전성분은 '이름'일 뿐, '등급'은 말하지 않는다

전성분 표기에서 "글리세린", "병풀추출물", "나이아신아마이드" 등 우리가 익숙하게 보는 이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이름은 성분의 '종류'만을 말할 뿐, 그 성분이 어떤 원료에서 추출되었고, 어떤 등급과 순도를 지녔는지는 알려주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글리세린"이라는 성분이 있다고 해봅시다. 이는 피부 보습을 돕는 대표적인 보습제입니다. 하지만 이 글리세린이 고품질의 식물성 천연 원료에서 추출된 고등급 글리세린인지, 아니면 산업용에 가까운 저급 중국산 글리세린인지는 전성분 표기만으로는 전혀 알 수 없습니다.

또한 고급 원료는 같은 성분명이라고 해도 추출 방식이나 정제 기술, 함유량, 그리고 활성 성분의 안정성 등에 따라 품질과 가격이 크게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같은 병풀추출물이라고 하더라도 초임계 추출 방식으로 농축한 원료와 단순 물 추출로 얻은 원료는 피부에 전달되는 유효 성분의 양이 다르고, 흡수율과 자극도도 차이가 큽니다. 따라서 전성분 표기만으로 같은 성분이라고 생각하고 동일한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위험한 오해일 수 있습니다.

  1. 낮은 등급의 원료가 피부에 미치는 영향

저가형 화장품에서 흔히 사용하는 낮은 등급의 원료는 피부에 여러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급 글리세린은 피부를 일시적으로 촉촉하게 만들 수는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피부 장벽을 무너뜨려 건조함이나 예민함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민감성 피부를 가진 사람이라면 이러한 원료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여 트러블, 홍조, 따가움 등의 증상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또한 향료나 방부제 역시 같은 이름이라도 순도나 원산지에 따라 피부에 주는 자극이 크게 다를 수 있습니다.

  1. 고급 원료를 사용한 화장품의 효능

반대로 고품질 원료를 사용하는 화장품은 동일한 성분명이어도 피부에 미치는 효능과 느낌이 확연히 다릅니다. 예를 들어 프랑스산 라벤더에서 추출한 에센셜 오일과, 합성 라벤더향은 '라벤더'라는 이름은 같을 수 있으나 피부에 흡수되는 방식과 작용, 향의 순도, 안정성 면에서 큰 차이를 보입니다.

고급 원료는 피부 자극을 최소화하면서도 효과적인 흡수와 작용을 가능하게 하며, 장기적으로 피부 본연의 힘을 키우는 데에 도움을 줍니다. 단가가 높아지더라도 이처럼 좋은 원료는 가격 이상의 가치를 가집니다.

  1. 저가형 화장품, 성분표만으로 판단하면 위험하다

요즘 소비자들은 성분표를 분석하고, 다양한 성분 앱을 통해 제품을 비교합니다. 하지만 저가형 화장품일수록 '성분 이름'만 비슷하게 구성하고, 실제 사용된 원료의 질은 낮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단가 절감을 위한 전략으로, 제조 과정에서도 고온 처리나 희석 등의 방식을 통해 유효 성분의 활성도를 낮추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따라서 가격이 싸다고 해서 '성분이 같으니 효과도 같겠지' 하는 생각은 피부에 해가 될 수 있습니다.

  1. 진짜 좋은 화장품을 고르는 법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기준으로 화장품을 골라야 할까요?

  • 브랜드의 원료 소싱 기준을 확인하세요.
  • 제품의 원료 공급처와 인증(유기농, ECOCERT 등)이 명시되어 있는지 확인하세요.
  • 동일한 성분이라도 '어떤 출처'의 원료인지, 고객에게 설명하는 브랜드는 신뢰할 수 있습니다.
  • 리뷰보다 '피부 타입과 맞는지'에 주목하고, 장기 사용 시 변화 여부를 확인하세요.

화장품원료검수중

[맺으며]

화장품은 단순히 성분 이름 몇 개만으로 평가할 수 없습니다. 진정한 피부 건강을 위해서는 '성분명'이 아니라, 그 성분이 어디에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리고 그것이 나의 피부와 맞는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좋은 원료, 정직한 브랜드, 올바른 사용법이 만날 때, 비로소 진짜 화장품의 가치는 완성됩니다.

소비자 여러분, 이름만 보고 속지 마세요. K-뷰티는 더 깊은 진심과 기준을 담고 있습니다.

  • 최윤하 드림
    K-코스메틱 & 천연화장품 전문가
    YUNACOS KOREA 화장품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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